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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의 거짓말에 속지 마세요

친환경을 위한 진짜 의미있는 행동은 퇴색되었습니다. ‘개인에게 도덕적 책임 전가하기’ 내지는 ‘티끌 털어 들보 가리기’ 그리고 ‘선진국의 사다리차기’나 ‘산업계의 마케팅’으로 변질된 지 오래입니다. 탄소 저감과 친환경에 있어 기본적으로 개인이 즉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쓰는 것이 적어서 줄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활 속 작은 실천은 그냥 작은 실천일 뿐이고, 개인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효과도 없습니다. 우리 생활 속 전기 절약은 내 전기요금만 조금 줄여줄 뿐이라는 말입니다. 오히려 개인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고, 실행 가능한 방향으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여 환경을 파괴하는 주요 대상들에게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Victim Blam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피해자에게 손가락질하기” 정도의 의미가 되는데요, ‘너의 잘못으로 그런 일을 당했다’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친환경에 대한 입장은 국가별로 복잡하게 얽혀 있고, 때로는 Victim Blaming이 일어나고, 때로는 사다리차기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경찰 노릇을 하려면, 나쁜 놈이 필요하다

미국으로 대표되는 강대국들에게는 거버넌스를 유지하기 위한 아젠다가 필요합니다. 일종의 세계 정책인 것이죠. 냉전 시기에는 체제 경쟁과 무기 경쟁이 아젠다였던 것을 모두가 잘 아실 겁니다. 냉전 이후 ‘거대한 악당’이 사라진 시대가 되니,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나쁜 놈들이 살지 않는 고담시티엔 배트맨이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요. 그래서, 새로운 아젠다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적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바로, 환경문제입니다.

친환경을 통한 개도국 사다리 차기

현재의 모든 선진국들은 열심히 석탄과 석유를 무분별하게 태워가며 산업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선진국들의 기술과 산업 발전이 정체되는 사이, 한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이 차도 만들고, 배도 만들고, TV나 핸드폰도 만들기 시작했어요. 어떤 상품군에 있어서는 후발주자들의 제품이 훨씬 좋기도 하죠. 그래서, 제품들의 환경기준을 빡빡하게 설정하고, 관세를 매기게 되는 것이죠. 일종의 보호무역이면서 개도국 견제입니다.

기업에게 돈이 되면 친환경.feat 그린워싱

플라스틱 때리기가 극에 달하는 이유는, 결국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 본업 중 하나는 마케터인데요, 의미를 부여하고 고객으로 하여금 만족감을 주는 마케팅만큼 효과적인 광고도 드뭅니다. 지금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가 친환경이고, 기업들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을 죄악시하는 캠페인을 벌이면 효과적으로 에코백과 텀블러 시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무라벨 생수는 친환경 기류에 동참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요. 그린워싱이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인들에게 책임 전가하기

우리는 친환경에 대해 개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줄이기, 전기 절약, 대중교통 이용 등이죠. 개인들을 비난하며 도덕적 책임을 전가하고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게 합니다. 실제로 개인들의 참여와 실천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미미한데도 불구하고요. 사실 이것은 개인들의 눈을 가려서 진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개인들에게 일종의 무력감을 줄 필요도 있습니다. 그래야 친환경에 있어 목소리 크고, 힘있는 대상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게 되니까요.

개인들이 진짜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게 되면, 탄소배출 및 오염 기여량이 많은 기업들이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구형 시설과 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결국, 돈이 덜 되는 것입니다. 한국의 탈원전 사업이 중국의 태양광 패널, 풍력 관련 기업들을 밀어주기 위한 정치적 움직임과 비리의 온상이엇다는 것도 감사원을 통해 밝혀지며, 이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 되었습니다.

과학과 산업을 공부하고, 여론을 형성합시다

저 역시 환경을 보존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창문을 열어두면 바닥에 쌓이는 미세먼지에 짜증을 내고, 맑고 푸른 바다를 눈앞에 두고 물멍을 때리는 것도 좋아하죠. 그러나, 친환경을 위해 개인이 절약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잘못된 방법이라고 비판합니다.

환경 문제에 대해 실제로 기여 가능한 방안을 도출하려면, 개인들이 과학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해야 합니다.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스낵칼럼 – 에너지와 환경에서 친환경의 거짓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스낵칼럼,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